네이버와 북팔에는 서로의 사품으로

카카오스테이지에서는 호학당의 야조로 연재합니다.

 

너무나 오랜만이라 송구하리만치 죄송하고 반갑고 기쁩니다.

「은리를 잡는 자」로 인사드렸던 혜우입니다. 

바로 오려고 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여인국이라는 소재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역사기록물에 등장하는 ‘여인국’에서 동양의 원더우먼이 떠올랐어요.
이상하고 별난 상황에 놓인 이들이 사랑에 눈을 뜬다면? 이 물음이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받아들일 때 발현되는 ‘조화’를 담고자 합니다.

연재는 일요일만 제외하고 월~토요일 오전 10시에 업로드됩니다.

모쪼록 즐겨주시고 피드백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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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위해 해적을 쫓는 여인국의 사냥꾼 느루. 배후로 추정되는 눈이 먼 황자 지륜. 의도적으로 접근했는데 애욕에 눈이 떠 버렸다.

 

작품 소개

 

여인국의 사냥꾼 느루.

복수를 위해 해적을 쫓던 어느 늦은 밤, 해적의 배후로 의심되는 지륜의 침방에 침입해 장검을 쥔 그를 맞닥뜨리는데.

 

자신을 향해 겨눈 칼끝에 칼집을 씌우며 서서히 일어서는 그녀.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렇게 날채워.”

 

야조가 되어 밤마다 도원국의 황자 지륜 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저주로 눈이 먼 황자 지륜.

자신의 저주를 푸는여인을 반드시 죽여야 하는 숙명이라 느루가 괘씸하면서도 측은하다.

 

운명을 거스르려던 지륜이나, 여인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이 시험이 애끓는 연정이 되는 줄 모르고.

 

 

https://novel.naver.com/my/myNovelList?novelId=110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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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팔 웹소설, 웹툰 - 매일 무료로 감상!

스토리가 빛나는 순간 - 웹소설, 웹툰 오늘 북팔에서 감상하세요!

novel.bookpal.co.kr

 

저자: 조정래

 

“종교는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하려는 것, 철학은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을 말하려는 것, 과학은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하는 것, 문학은 꼭 말해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 P.36

 

주제에 대하여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가? 왜 그 주제를 선택했는가? 바로 이 시점에서 그 주제를 제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글을 쓸 때마다 또는 무엇을 쓸지에 대한 고민하다 보면 항상 부딪히는 관문이다. 조정래 작가는 꼭 말해야 하는 것을 말하라고 한다. 이 문구는 뒤집으면 왜 작가가 되려고 하는가?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라고 되묻는 것 같다.

의식이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 플롯이 탄탄한 작가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정래 작가는 삼다를 하라 한다. 특히 삼다는 읽은 시간만큼 생각하고 읽고 생각한 만큼 쓰라는 얘기다.

 

“삼다(三多) :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라. (4:4:2)” - P.47

 

내 사춘기 우리 집엔 톨스토이 전집, 도스토옙스키 전집, 펄 벅 전집, 헤밍웨이 전집, 한국문학전집, 아가사 크리스티 전집, 삼국지, 대망 등등 거실부터 2층 계단까지 빼곡 전시되어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추리소설에 미쳐있던 나는 중학생부터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그 책들을 다 읽었고 소위 꼭 읽어야 하는 책들이라는 것도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다. 데미안이나 좁은 문 같은 것도 이해가 되든 말든 그냥 읽었다. 그땐 그 책들을 다 읽어야지만 어른이 된다고 믿었고 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 읽었던 것이 다다. 재수할 땐 당연히 책을 멀리했고, 대학생이 되어선 발타자르 그라시안이나 데일 카네기 같은 자기계발서에 심취했기에 문학을 멀리했다. 가끔 서점에 들러 고전이나 명작들 앞에서 그때의 향수를 맡으려 하지만 문제는 이게 무슨 내용이더라? 이 책의 주제가 뭐지? 하고 자문하는 데 있다. 부활의 카츄샤와 테스가 겹쳐 보이고 나중엔 주홍글씨의 헤스터가 여기서 잠깐! 내가 누구라고?’ 의심하는 눈길로 냉랭하게 보면 난 방어한다. ‘, 몰라. 몰라. 어쨌든 난 읽었어. 사시의 카츄사와 겁나 미인인 테스가 겁탈을 당해 인생이 암울하고 헤스터 넌! 비굴한 목사와 바람난 유부녀야그리곤 급히 그 자리를 떠난다.

 

몇 달 전, 면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에서 회원증을 만들고 헨리 제임스의 여인의 초상을 빌렸다. 그 시절의 나를 대면하는 것 같아 묘하게 설레고 반갑다.
조정래 작가의 말씀처럼 다시 읽어보려 한다. 그리고 읽었던 시간만큼 음미할 것이다.

왜 그런 소재를 선택했을까?

주제의 형상화는 잘 이루어졌는가?

사건 전개는 우연이나 조작적이지 않고 실감이 나고 필연적인가?

구성의 허술함이나 무리는 없는가?

인물들의 개성과 생동감은 살아 있는가?

문체(영상이라면 장르를 말할 것이다. 혹은 전개방식의 톤)의 특성은 무엇인가?

감각과 묘사력은 특색이 있는가?

결말 처리는 효과적이었는가?

소설(드라마)로서 성취도는 어느 정도인가? - P.104 (황홀한 글 감옥)

 

음미가 끝났으면 습관대로 책에서 발견한 단어나 표현들을 국어사전 펼쳐 개념을 적확하게 터득하여 나만의 표현단어장에 옮겨 적는다.

 

저자: 메이슨 커리

 

“한 작가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는 얼마나 많은 작품을 썼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개성적인 인물을 창조했느냐로 결정. 소설(극)은 인물 창조와의 싸움이다.” - P.123 (황홀한 글 감옥)

 

이 문장이 내 정수리를 콕 쥐어박는다. 지금 쓰려고 하는 글과 대본에도 캐릭터들이 나를 확 매료시키지 못해서 더더욱 그리 느낀다. 그래서 그들이 나를 끌어당길 때까지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기다린다. 그러나 그 시간이 길어지면 벌렁 증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여기 161명의 현재 존재하거나 존재했었던 독특한 캐릭터들이 있다. 거기다 그들을 아끼고 살피는 연인, 가족, 친구들까지 자기를 봐 달라고 손짓 몸짓을 하는 것 같다.

황홀한 글 감옥은 비장한 결의를 다지게 하지만 리추얼은 그들의 삶을 넋 놓고 구경하게 만든다. 자유롭고 시크한 윌라 캐더, 밤새 45분 간격으로 수분을 섭취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가난한 신혼부부였던 조너선 프랜즌 부부특히, 제임스 패럴과 그의 약물 중독을 극복하게 도와준 클레오 파투리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의 공통점은 열정, 신념, 그리도 믿음이다. 이들에게 나를 투영해 본다.

, 나 자신을 신뢰하는가? 작가로서의 열정과 신념이 있는가? 있다면 그것들을 잘 관리해서 절제하여 작품에 녹이고 있는가? 한숨만 나온다.

 

조정래 작가는 말씀하신다.

 

“좋은 작품을 좋다고 인정하면서도 한 가닥 곤두서는 자신감, 그것이 나의 영토이며, 내가 차지할 수 있는 빈자리라고…”

 

다시 나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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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822일 청와대는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태에서 내심 잠정중단을 예측했었기에 이 소식이 무척이나 반갑다.

이제야 국가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할 만큼.

 

솔직히 지소미아 협정 때 일부 시민들이 극도로 반대했었고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201611월 박근혜 정부가 지소미아 합의를 했을 때 대단한 굴욕감을 맛보았었다.

우린 언제쯤이면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까? 푸념도 잊지 않았고.

 

지소미아는 말 그대로 '기밀'이다.

일본은 자위대의 레이더와 이지스함 등이 수집하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추적 정보를 제공하고 한국은 북위 38도 국경 감시와 북측과의 접촉, 혹은 탈북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국내 정세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측이 제공하는 레이더 정보는 한국도 역시 수집하고 있다. , 일본이 제공하는 정보는 우리에게 그다지 가치가 있는 기밀 정보가 아니다.

그 이유는 일본 해상 자위대는 이 정보를 단독으로 운용하지 않고 미 해군과 공유하는데 결국, 한미 동맹으로 인해 우리도 같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반면, 우리로부터 군사 정보 외에 북한의 정치 및 치안, 경제를 포함한 폭넓은 내용이 수반된 정보는 이제껏 일본에만 이 협정의 가치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지소미아가 종료됨으로써 일본은 북한의 내부 사정을 살필 수 있는 채널을 잃게 되었고 이는 외교상의 큰 손실을 일본 스스로 자처하게 되었다.

 

 

유니클로가 가고 GU가 온다.

 

 

한국에서 벌 만큼 벌었다는 유니클로.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온라인 몰에서 혐한 웹툰 작가가 프린팅 된 티를 판매한 유니클로.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GU.

유니클로를 만든 사람들이 새롭게 만든 의류 브랜드 GU.

GU를 잊지말고 기억해 주세요!

 

"언제까지 일본 상품 불매할 거야?'

"일본이 배상 판결을 받아들여 강제징용자들에게 배상할 때. 그리고 모든 과거사를 인정하고 그들 후손에게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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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pj84QVw2rc

이 분위기가 너무 좋아.

사이먼 르본의 목소리가 음유시인 같이 들려서 더욱 좋고.

90년대 발표한 곡인데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네.

내게 많은 영감을 주는 노래. 

그런데 요즘 듀란듀란 뭐하지?

사이먼 르본은 야스민과 헤어지지 않고 잘 살고 있을까? ㅎ

 

Mine, immaculate dream made breath and skin
내 것, 맑고 천진한 꿈으로 만들어진 숨결과 살결

I've been waiting for you
난 널 기다리고 있었어.

Signed, with a home tattoo
집에서 문신을 새겨 너에게 신호를 보내지

Happy birthday to you was created for you
"생일 축하해" 말은 널 위해 만들어졌어.

(Can't ever keep from falling apart at the seams)
{꿰맨 상처가 터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어요.}

Can not believe you've taken my heart to pieces
{당신이 내 심장을 조각 내 버렸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요.}

Oh, it'll take a little time
오, 내가 조금의 시간을 가질게.

Might take a little crime
나쁜 짓도 조금 저지를지 몰라.

To come undone now
얽힌 걸 풀어버리려면.

We'll try to stay blind To the hope and fear outside
밖에 존재하는 희망과 공포를 못 본척 노력할 게.

Hey child, stay wilder than the wind And blow me into cry
여린 사람이여, 바람보다도 더 거칠게 날 절규 속으로 몰아 붙여도 돼.

Who do you need, who do you love When you come undone
너의 매듭이 풀릴 때 내가 아니라면 누구를 필요로 하고 누구를 사랑할 거야?

Words, playing me déjà vu
Like a radio tune i swear i've heard before
Chills, is it something real
내가 라디오에서 들었던 노래처럼 날 가지고 노는 말들 이게 진짜야?

Or the magic I'm feeding off your fingers?
아니면 너의 손가락 끝에서 나오는 마법에 내가 취하는 거야?

(Can not forgive from falling apart at the seams)
{꿰맨 상처가 터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어요.}

(Can not believe you're taking my heart to pieces)
{당신이 내 심장을 조각 내 버렸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요.}

Lost, in a snow filled sky
잃어버린 눈이 가득한 하늘에서


We'll make it alright
우린 나아질 거야.


To come undone now
얽힌 걸 풀어버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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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케이블에서 명작스캔들 재방송을 봤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소개하며 진행자와 패널들이 시녀들에서 벨라스케스는 과연 누구를 그리고 있을까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하는 것을 보고 벨라스케스에게 궁금증이 생겼다.

 

거울 놀이의 폐해(?)

 

이 그림에 10명의 모델(펠리페 4세 부부까지 합하면 12)들이 각각의 행동과 시선으로 지금까지 많은 논란과 이야기가 탄생한다. 에이크의 아르노피니 씨의 초상화에서도 거울이 등장하지만, 그 거울은 감상자가 보는 평면적인 것 외에 가상적인 공간을 느낄 수 있다.

에이크의 그림은 공간과 더불어 관음증을 느끼지만 시녀들은 그 차원을 넘어 감상자들이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미래는 과거를 재구성하여 과거를 판단한다. 그러나 시녀들은 에이크의 그림과 달리 상황이나 의도가 명확하지 않기에 시녀들을 바라보는 감상자들이 그 당시를 재구성하는 놀이에 빠져든다.

벨라스케스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피카소, 고야, 마네, 달리 등 후세의 화가나 푸코 등 많은 철학자 그리고 소설가들이 그가 만든 프레임에 즐거이 갇혀 거울놀이를 재구성하고 재해석하는 폐해를 만듦으로써 시녀들은 점점 더 미궁으로 들어간다.

 

나르시시즘

 

벨라스케스가 그린 그림 중에 거울을 보는 비너스에도 거울이 등장한다. 이 그림은 벨라스케스가 시녀들보다 5년 정도 앞에 그린 것으로 내가 좋아하는 그림 중에 하난데 그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아프로디테의 모습과 닮았기도 하지만 구도가 아주 마음에 든다. 아프로디테의 매력적인 뒤태는 굳이 앞모습을 보지 않아도 그 아름다움이 상상되어 더욱 섹시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핵심은 비너스는 다른 사물이 아닌 오직 거울에 비친 자신만 주시하는 데 있다. 마치 자신의 모습에 심취한 나르키소스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어느 땐 그런 그녀의 무심함이나 시크함의 행위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거울에 비친 비너스의 눈을 보면 거울 뒤편을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녀만 보고 있기에 어찌 저리 무심한지 예쁜 것들은 다 저럴 거라며 원망이 살짝 고개를 든다. 아마도 나 스스로 예쁜 축에 끼지 않음의 진실에 대한 회피나 변명일 수도 있다.

 

원래 시녀들엔 벨라스케스가 아니라 카를로스 왕자가 그려졌었다고 한다. 그림의 방도 사실 카를로스 왕자의 방이다. 그러나 왕자가 3년 후에 죽자 벨라스케스는 자신을 그려 넣었다. 그 그림을 그리고 3년 후엔 작위까지 받자 벨라스케스의 가슴에 십자 모양까지 다시 그려 넣었다고 하니 이 그림에 대단히 애착이 있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왜 벨라스케스는 본인을 그려 넣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벨라스케스의 자기애가 아닐까 싶다. 벨라스케스는 언뜻 마르가리타 공주가 주인공으로 착각을 하게 의도적으로 자신을 왼편에 그렸다고 본다. 하지만 뒤만 보이는 캔버스 때문에 그리고 그들의 제각각인 응시하는 초점(?) 때문에 감상자는 벨라스케스가 주인공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트릭인 것이다. 뒤에 펠리페 4세 부부가 있는 거울도 거울이 아닌 액자일 경우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벨라스케스는 펠리페 4세의 가족들이라는 처음 제목처럼 카를로스 왕자와 마르가리타 공주가 주인공으로 그렸을 공산이 크다. 그리고 그 그림엔 캔버스 뒤도 없었을 것이다. 오로지 벨라스케스의 시점으로 보이는 그림을 그렸는데 후에 캔버스와 자신을 넣음으로써 이 그림에 환상이 생겼다. 그러면서 감상자들에게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그리고 있게? 하고 추론을 부추기는 형상이 되어 버렸기에 아직도 수많은 사람에게 끝없이 화자가 되고 우리는 이 그림이 아닌 그가 지금 그리고 있는 즉, 보이지 않는 캔버스 안의 실재와 벨라스케스라는 인물에 집중하게 한다.

 

벨라스케스는 실제로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고 한다. 또한, 그 당시 펠리페 4세의 엄청난 총애를 받았기에 나르시시즘이 내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감히 왕족과 자신을 나란히 그것도 보이지 않는 거울이라는 트릭을 쓰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그렸을까 말이다.

 

 

뫼비우스의 띠

 

난 벨라스케스가 시녀들을 그렸을 그 당시엔 모델들 앞에 큰 거울이 없었을 것으로 추측하는데 그래야 이 문제의 답이 완결되어 끝난다. 만약, 큰 거울이 존재했었다면 답을 내지 못하고 원제로 계속 환원이 되는 문제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거울과 뫼비우스의 띠는 결국 같은 것을 마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거울은 사물이 비치지는 그 모습 그대로를, 뫼비우스 띠는 거기에 무엇을 올리든지 보내는 자에게 같은 것이 되돌아온다. 그렇다면 난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올릴 것인가? 이것은 내 작품의 주제에 대한 과제이기도 하며 작가가 지녀야 할 자세다.

나의 신념과 가치관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세계관과 이상은 무엇인가?

피하지 말고 나를 보고 나를 탐구하자! 거울과 뫼비우스의 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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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가격 인상 발표 직후 온라인상에 비싼 생리대 가격 때문에 대체품을 사용하는 저소득층 소녀들 이야기가 올라왔다. 올라온 글들에 따르면 저소득층 소녀들은 생리대 대신 휴지나 신발 깔창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야기는 뉴스로 보도되면서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주 잠깐 면세나 비과세 소모품을 제작 판매하는 모든 업체에서 소비자가 물품을 구매하는 일정 부분을 저소득층에게 지원을 해주면 어떨까 생각을 확대해 보았지만, 여기에선 오로지 생리대를 구매하지 못하는 소녀들에게 집중했다.

 

일주일 동안 결석한 여학생을 찾아가 안부를 묻는 선생님에게 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수건 깔고 누워 있느라 출석을 못 했다는 소녀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접했을 때 먼저 스치는 생각은 대체 얼마나 가난하면 생리대를 살 수가 없을까?’. 그리고 두 번째는 만약 선생님이 남자였다면 이 소녀의 대답은 어땠을까?’. 나 같아도 진솔하지 못했을 듯싶다. 어물어물하며 다른 핑계를 댔을 것이고 남자 선생님은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겠지그러면 이 소녀는 또 다른 답답함과 서글픔, 상처를 품었을 것이다. 어찌어찌하여 그달은 그렇게 버텼지만, 다음 달이라는 한정된 기간 안에서 불안과 의기소침은 증대될 것이다. 그것이 반복되고 누적되면 그 소녀는 어떤 여성으로 성장하는지 또한 친구에게 좀 나눠 쓰자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하는 그 고립감은 어느 정도 인지가늠조차 힘들다. 면이나 가재로 생리대를 만들어 착용하라는 일부 남성들의 댓글들밖에서 생리대 교환 후 그럼 착용했던 생리대를 갖고 다니라는 건데 한여름엔 어쩌라는 말인지? 이 말은 밖으로 나오지 말고 집에 있으라는 것이고 그래서 그 소녀는 등교하지 않고 집에 있는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선택을 했던 것이 아닐까?

 

그 소녀는 그 일주일을 지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잠시 잊자고 TV를 보거나 게임을 했을까? 아님, 가난을 끝내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을까? 만약 후자라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성향을 보이므로 아마 집에 있지 않고 학교에 갔을 것 같다. 그렇다면 집에 있던 그 소녀는 소극적인 성향일 것이고 타인과 아주 많이 다른 별스러운 존재라고 느꼈을 것 같다.

처음엔 가난이 괴롭고 특히 한국사회에서 돈이 많이 드는 여자로 태어난 것을 원망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가난과 여자는 치욕이라는 “=” 가 성립되면 자존감은 떨어질 것이다.

어느 누군 가난은 단지 불편할 뿐이라고 했지만, 이 소녀들에겐 가난은 무기력과 공포로 각인 될 것 같다. 가난은 슬픔을 동반한다. 이 슬픔이 반복되어 누적되면 비루함이 내재한다고 스피노자는 말했다. 비루함은 노예의식인데 21세기에 비루함이라소녀들이 각자 주체가 되어 삶을 운영할 수 있는 여성이 되었으면 싶다. 생리대는 복지가 아니라 인권이라는 말엔 상당부분 동의한다.

 

이지앤모어라는 사이트에서 모어박스를 구매하면 저소득층 소녀들에게 이지박스(생리대)를 지원한다고 해서 접속해 보았다. 그런데 그 박스엔 내게 필요 없는 물건들이 상당수 들어있다. 이번 한 번은 살 수 있겠지만 매달 소녀들에게 필요한 생리대를 위해 불필요한 물건들을 함께 산다는 것은 약간 이상하다.  조금 더 나은 이지앤모어가 되기를 바라며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싶다.

 

https://www.easeandmore.com/

 

월경 셀렉트샵, 이지앤모어

 

www.easeandmo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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